- 샘이 죽었다. 


- 죽지 않았다. 


- 캐스는 리퍼를 찾았다. 리퍼들은 대답할 수 없다며 자리를 피했고, 샘은 막 손톱을 깎은지 반년이 넘었다는 걸 깨달았다. 머리를 잘라도 손톱을 깎아도 팔을 잘라도 하룻밤이면 원래대로 되돌아왔다. 


- 샘이 사람을 구하겠다고 닭모이 다지는 기계에 뛰어들었다. 죽지 않았다. 죽는게 나을뻔 했다. 


- 캐스가 자살시도를 했다. 목에 엔젤 소드를 꽂고 이건 잘못된 일이야, 나는 이러면 안돼, 하면서 난도질을 했다. 이번에도 죽지 않았다. 


- 내가 죽지 않으니 사람을 살리는 일에 둔감해졌다. 다섯명을 구하기 위해 한사람을 희생시켰다. 샘이 벙커를 나갔다. 


- 캐스는 혼자 내버려두면 자해를 한다. 몸은 재생이 되어도 피는 없어지지 않아 치우는게 힘들다. 


- 캐스를 유혹해 잤다. 천사는 천사가 아니게 되고 사람도 아니게 된 뒤에야 섹스에 맛을 들였다. 


- 샘이 1년만에 돌아왔다. 죽지 않는 사람에 대한 전설을 모조리 조사했다고 했다. 여태까지 남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. 


- 샘이 이번엔 뱀파이어 소굴에 뛰어들어 열명을 구해냈다. 뜯겨난 팔다리가 꿈틀꿈틀 자라나고 잇몸에서 뱀파이어 이빨이 우수수 뽑혀나왔다. 샘이 침을 뱉을때마다 피가 덩어리째 튀어나왔다. 


- 캐스의 집착이 점점 심해진다. 결국 샘에게 들키고 말았다. 


- 샘이 자살했다. 반쯤 날아간 뒤통수를 붕대로 칭칭 감고 으르렁거리는걸 무시했다. 


- 샘과 캐스가 크게 다퉜다. 캐스가 샘을 한번 죽였지만 죽지않았다. 나는 벙커에 틀어박혀 옛날 기록이나 읽기 시작했다. 샘같은 짓이다. 


- 샘에게 멱살을 잡혀 키스당했다. 한건 아니고, 머리채를 쥐어 뜯기며 입을 강제로 열었다. 샘한테는 악마도 죽이는 칼조차 무의미했다. 샘은 피냄새를 맡더니 더 흥분해서 옷을 찢어버렸다. 동생에게 칼질을 하는게 점점 더 익숙해진다. 샘이 칼을 맞고 죽었던게 한참 옛날일같다. 옛날일이 맞지만. 


- 캐스가 사온 신문의 날짜가 2070년이다. 살아있는 사람중에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. 우리가 구한 사람들도, 우리를 구했던 사람들도, 우리가 반쯤 죽였던 사람들도. 


- 아무도 없다.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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